카무플라주라고 하면 보통 얼룩덜룩한 나뭇잎 모양의 군복을 떠올린다. 전장에서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 쓰이던 위장용 패턴이 지난 시즌부터 여성복의 한 트렌드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더니, 올 시즌에는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강렬한 색감과 섬세한 패턴으로 돌아온 카무플라주 패턴의 관능미를 느껴볼 순간.


ENJOY WITH STARS
 

POWERFUL LADY
이영진 밀리터리 룩이라고 해서 군복의 거칠고 빳빳한 원단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심플한 디자인에 흑백의 강렬한 대비를 이룬 그녀의 카무플라주 점퍼를 보라. 지나치게 남성적이지 않으면서 여성의 강인한 아름다움은 확실히 살려준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가죽 플레어 드레스와의 예상치 못한 매치는 포토월을 순식간에 화려한 런웨이로 바꿔놓았다. 밀리터리 룩을 알리듯 평화라고 새겨진 영문 프린트 클러치백을 든 재간에는 당해낼 자가 없다.         



ELEGANT MILITARY
이현이 카무플라주 패턴이 호피만큼 ‘세’ 보일까봐 망설이고 있다면 옷이 아닌 액세서리로 눈을 돌려라. 모델 이현이는 미끈하게 빠진 시스루 블라우스와 가죽 팬츠로 섹시한 올 블랙 룩을 연출했다. 여기에 커다란 카무플라주 패턴 숄더백을 들어 재기발랄한 무드를 더했다. 그녀의 가죽 소재에 패턴과 광택을 입히는 수 차례의 공정을 견딘 백에서 장인의 손길이 가득 묻어난다. 우아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맞다.



DRAMATIC MOOD
정소민 세계적인 패션 거장 ‘마이클 코어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약간의 남성미가 가미됐을 때 여성미는 극대화된다고. 정소민은 티셔츠에 데님 팬츠를 입고 허리에는 큼직한 군복 재킷을 둘러 장난기 넘치는 톰보이 룩을 완성했다. 펑키한 무드마저 감도는 쿨한 차림에 핑크색 스틸레토 힐과 숄더백을 매치하는 반전은 그의 말대로 페미니즘을 절정에 이르게 했다.





글·안미은<우먼 동아일보 http://thewoman.donga.com 에디터 labri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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